달력을 넘겨도 빈칸은 그대로예요
새 달 달력에 돌봄 일정이 먼저 들어찼어요. 부탁을 꺼내려던 밤, 서연은 식탁 앞에서 끝내 말하지 못해요.
새 달의 돌봄 일정을 달력에 옮기던 서연은 남편에게 함께 맡아 달라는 말을 꺼내려 해요. 하지만 상담실에서도 그 말은 끝까지 나오지 않아요.
밤 아홉 시, 서연은 새 달 달력에 어머니 병원 동행 날짜를 옮겨요. 남편은 그 달력에 자기 일정을 먼저 적고, 서연은 한 주에 몰린 날짜를 바라봐요. 상담실에서 온유 선생은 달력 한 주의 빈칸을 함께 살피며, 서연이 남편에게 건네려던 부탁의 첫마디를 물어요. 서연은 입을 열지만 문장을 끝맺지 못해요.
돌봄을 나누자고 말하기 어려울 때
부탁이 막힐 때는 돌봄이 실제로 누구의 일정에 적혀 있는지부터 살펴봐도 좋아요.
돌봄을 나누고 싶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새 달 달력에 날짜를 옮기는데 빈칸이 거의 남지 않은 순간이 오래 눈에 밟혀요. 그 달력은 돌봄이 누구의 일정으로 적히는지 이미 보여 주고 있었어요. 비슷한 달력을 앞에 두고 말을 삼킨 적이 있다면, 그때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장면
- 01 · 새 달의 날짜 — 다음 달 달력에 서연은 어머니 병원에 가는 날짜를 옮겨 적어요. 남편은 그 옆에 자기 야근 날짜를 먼저 써요. 서연: 이번 달도 병원 가는 날이 먼저네. 남편: 나는 야근 날짜만 적어 둘게.

- 02 · 겹친 일정 — 남편은 야근 날짜와 병원에 가는 날이 겹친 주를 짚어요. 서연은 그 주에 적힌 병원 날짜 두 개를 바라봐요. 남편: 이 주는 내가 계속 늦겠네. 서연: 응. 이 주가 좀 몰렸네.

- 03 · 빈칸 하나 — 다음 날 상담실에서 서연은 달력을 펴요. 온유 선생은 병원 날짜 사이에 남은 작은 빈칸을 가리켜요. 온유 선생: 서연님, 이 빈칸을 보니까 어떤 부탁부터 떠올라요? 서연: 남편한테 병원 가는 날을 같이 맡아 달라고…

- 04 · 말끝의 망설임 — 서연은 달력에서 시선을 들어 말을 잇다가 멈춰요. 온유 선생은 기다려요. 온유 선생: 그 부탁 다음에 붙이려던 말은 뭐였어요? 서연: 나도 이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