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만 되면 먼저 알리고 싶은 사람이 없어요
점심시간만 되면 떠난 사람에게 오늘 메뉴를 알려주던 손이 멈추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예요.
장면
- 점심만 되면 먼저 알리고 싶은 사람이 없어요 — 식판을 들고도 휴대전화부터 찾게 됩니다. 이제는 알려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점심마다 다시 선명해집니다.
- 괜찮은 척하는데 메뉴 앞에서 멈춰요 — 사람들과 웃으며 앉아도 오늘 반찬을 먼저 알려주고 싶던 마음은 감출 곳이 없습니다. 그 마음이 남아 있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 열두 시 이십 분, 답장이 오지 않은 사진을 열어요 — 국이 식는 동안 예전에 보낸 점심 사진을 다시 엽니다. 손가락은 화면을 넘기지만, 마음은 그날의 식탁에 머뭅니다.
- 그리움은 슬픔만이 아니라, 하던 일의 기억입니다 — 상실 뒤에는 감정만 남는 게 아닙니다. 함께 먹고 알리던 작은 순서가 끊겨서, 평범한 점심도 빈자리처럼 느껴집니다.
- 점심 한 끼에, 빈자리를 잠깐 남겨둡시다 — 오늘은 사진을 바로 닫지 말고 속으로 한마디만 건네봅시다. 눈물이 나거나 아무렇지 않아도, 그 반응은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
- 혼자 먹는 점심에도, 함께였던 시간이 남습니다 — 다음 점심에도 마음이 다시 멈출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다 설명하려 하지 말고, 당신 몫의 자리 하나는 남겨 두어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