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통장을 따로 만들고 싶었어요
퇴직한 지 사흘째, 지현은 은행 창구 앞에서 자기 이름을 말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먼저 통장을 내밀었어요.
퇴직한 지 사흘째인 지현은 퇴직금을 자기 이름으로 따로 두려고 은행에 갔지만, 남편이 또 먼저 정하려고 해요.
지현은 오랫동안 다닌 직장을 그만둔 뒤 은행 창구에 섭니다. 자기 돈을 어떻게 둘지 말하려는 순간마다 남편의 결정이 먼저 나오고, 지현은 자신이 아직도 예전 역할에 묶여 있다는 이야기를 온유 선생에게 털어놓아요.
내 몫을 남이 정할 때
내 삶의 다음 일을 정하기 전에, 누가 먼저 결론을 말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요.
요즘 누가 대신 정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신청서에 이름을 적기도 전에 남편의 전화가 먼저 걸려 온 장면이 오래 남아요. 저는 그때 돈의 쓰임보다, 퇴직한 뒤에도 누군가가 대신 정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었다고 봤어요. 비슷한 순간을 지나고 계시다면, 그 이야기도 다음에 천천히 들려주세요.
장면
- 01 · 창구 앞에서 — 퇴직한 지 사흘째, 지현은 은행 창구 앞에서 새 통장 신청서를 받아요. 지현: 저, 퇴직했어요. 이 돈은 제 이름으로 따로 두고 싶어요. 은행 직원: 네, 여기 성함이랑 연락처만 적어 주세요.

- 02 · 먼저 온 전화 — 펜을 들기 전에 남편에게 전화가 와요. 남편은 퇴직금을 어떻게 쓸지 이미 정해 두었다고 말해요. 남편: 퇴직금은 대출부터 갚는 거지. 내가 내일 같이 가서 처리할게. 지현: 응… 알겠어.

- 03 · 다시 내민 통장 — 저녁이 되자 남편은 은행에 같이 가겠다는 말을 다시 꺼내며 통장을 먼저 식탁 위에 올려놔요. 남편: 내일 내가 같이 갈게. 괜히 혼자 가서 복잡하게 하지 말고. 지현: 나는 따로 만들고 싶다고 했잖아.

- 04 · 말이 멈춘 곳 — 지현은 신청서에 이름을 적으려던 순간마다 남편의 결정이 먼저 끼어들었다고 말해요. 온유 선생: 지현님, 저는 그때 통장보다 지현님 이름이 먼저 나오지 못한 장면이 오래 남아요. 다음에 같은 일이 생기면, 말보다 먼저 종이에 ‘내가 정할 몫’ 한 줄만 적어 보는 건 어때요? 지현: 그 말을 적으면… 정말 제 일이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