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가 줄어든 게 아니라, 자리가 달라진 저녁
아이도 떠나고 일도 한 고비를 넘긴 뒤, 저녁상 앞에서 내일 할 일이 먼저 떠오르지 않는 당신을 위한 이야기예요.
장면
- 저녁상 앞에서 내일이 비어 보여요 — 반찬을 다 차려 놓고 숟가락을 들기 전까지도, 내일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 쉬는 게 아니라, 밀려난 것 같아요 — 일이 줄어든 게 반갑지 않은 까닭은, 오래 맡아 온 역할까지 함께 사라진 듯해서일 수 있습니다.
- 숟가락을 들고도 내일을 찾습니다 — 저녁 일곱 시, 식탁에 앉아 휴대전화를 켰다 끄며 내일 약속을 하나라도 만들까 망설입니다.
- 필요한 사람이어야 쉼이 편해집니다 — 돌봄과 일을 오래 맡아 온 사람은 빈 시간을 휴식보다 쓸모의 상실로 읽기 쉽습니다. 그래서 급히 일정을 채우면 더 지칠 수 있습니다.
- 내일 할 일 하나를 정하지 않고, 한 끼를 남겨둬요 — 오늘은 내일 일정을 채우지 말고, 식사 뒤 십 분만 조용히 앉아 무엇이 덜 버거운지 살펴봅시다.
- 비어 있는 시간이 곧 빈 사람은 아니에요 — 첫날부터 방향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래 남을 자리를 고르는 동안, 당신 몫의 한 자리는 남겨두어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