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른 건 빠졌어요

점심 메뉴가 정해지는 동안, 유진의 몫만 빠졌어요. 카드보다 먼저 떠오른 건 그날 빠진 도시락 하나였어요.

늘 ‘아무거나’라고 답하던 유진은 점심 주문에서 자기 몫이 빠진 날, 타로 카드보다 먼저 떠오른 장면을 상담가에게 꺼내요.

유진은 동료들이 점심 메뉴를 정하는 자리에서 또 ‘아무거나’라고 말해요. 민지는 유진의 몫을 묻지 않고 주문하고, 유진은 빠진 도시락을 확인한 뒤 상담실에서 타로 카드를 펼쳐요. 카드의 뜻을 듣기 전에 떠오른 장면을 따라가던 유진의 입에서, 제 몫을 묻지 않고 정한 사람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나와요.

내 몫을 말하기 어려울 때

타로 카드의 뜻을 서둘러 정하기보다, 그 순간 먼저 떠오른 장면에서 내 몫이 어디에 있었는지 살펴봐요.

최근에 내 몫을 묻지 않고 정해진 일은 언제였어요?

점심 메뉴를 정한 사람보다, 제 몫을 묻지 않고 지나간 그 한마디가 더 오래 남는 장면이었어요. 저는 그 자리에서 ‘아무거나’라고 말한 입과, 고르고 싶었던 마음이 서로 다른 곳에 놓여 있던 걸 봤어요. 비슷하게 자기 몫이 빠진 순간을 안고 있다면, 그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장면

  • 01 · 메뉴가 정해진 점심 메뉴가 정해진 점심 — 민지는 유진에게 다시 묻지 않고 단체 주문을 눌렀어요. 유진은 메뉴판에서 눈을 떼고 손을 무릎 위에 포갰어요. 민지: 유진 씨는 아무거나죠? 그럼 우리 셋 건 제육으로 시킬게요. 유진: 네… 아무거나요.메뉴가 정해진 점심 — 민지가 휴대전화를 내려다보며 단체 주문을 누르고, 유진은 맞은편에서 손을 무릎 위에 포개요.
  • 02 · 비어 있는 도시락 비어 있는 도시락 — 배달된 도시락은 세 개뿐이었어요. 민지는 하나를 유진 쪽으로 밀었다가, 빈 젓가락을 보고 손을 거뒀어요. 민지: 아, 유진 씨 건 깜빡했네요. 아무거나라고 해서…. 유진: 아… 네.비어 있는 도시락 — 민지가 제육 도시락 세 개를 테이블에 나누어 놓고, 유진은 빈 네 번째 자리를 내려다봐요.
  • 03 · 카드보다 먼저 카드보다 먼저 — 유진이 카드를 펼쳤지만, 연화 신녀는 뜻을 먼저 말하지 않았어요. 유진의 손끝은 카드 옆의 빈 자리를 자꾸 만졌어요. 연화 신녀: 카드보다 먼저 떠오른 장면이 있었어요? 유진: 도시락 하나가 빠져 있었어요.카드보다 먼저 — 유진이 타로 카드 한 장을 테이블 위에 펼치고, 연화 신녀는 카드 대신 유진의 손끝을 바라봐요.
  • 04 · 빠진 몫의 말 빠진 몫의 말 — 유진은 빈 메모지를 손가락으로 누른 채, 점심때 묻지도 않고 정한 일을 다시 꺼냈어요. 카드 옆에는 아직 아무 말도 적히지 않았어요. 유진: 저한테 묻지도 않고 제 몫을 빼고 정했어요. 연화 신녀: 카드보다 먼저 그 말을 꺼내게 됐어요.빠진 몫의 말 — 유진이 빈 메모지를 손가락으로 누른 채 연화 신녀를 바라봐요. 연화 신녀는 펜을 내려놓고 유진 쪽으로 몸을 기울여요.

연화 신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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