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엔 말이 짧아져요

신호가 바뀌기 전, 남편은 아내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어요. 어린 마음을 받아 주는 일은 누가 먼저 어른이 되는지 겨루는 일이 아니었어요.

운전대 앞에서 서로의 어린 시절을 꺼낸 부부는 위로를 건네려다 말이 엇갈려요.

퇴근길 차 안, 남편은 아내의 말을 끊고 길을 정해요. 신호에 멈춘 뒤 아내는 오래전부터 숨겨 둔 어린 시절의 서운함을 꺼내고, 남편은 어릴 적 자신도 비슷한 말을 들었다고 맞서요. 상담가 청운 선생은 두 사람의 말이 빗나가는 순간을 들어요. 끝내 다 풀리지 않은 말이 차 안에 남아요.

어린 시절 얘기가 엇갈릴 때

서운함을 들으면 내 경험부터 떠오를 수 있어요. 그 기억이 상대의 말을 덮는 순간을 먼저 살펴봐요.

가까운 사람이 어린 시절 얘기를 꺼냈을 때, 어떤 말에서 대화가 달라졌나요?

신호가 바뀌기 전까지 말을 다 꺼내지 못한 장면이 오래 남아요. 한 사람의 어린 시절을 듣다가 자기 어린 시절을 먼저 꺼내면, 두 사람은 같은 말을 하면서도 서로 다른 곳을 보게 되곤 해요. 비슷한 대목을 품고 계시다면, 그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어디서부터 말이 짧아졌는지 같이 들어볼게요.

장면

  • 01 · 깜빡이는 방향등 먼저 정한 길 — 민수는 윤아가 말을 꺼내자 내비게이션을 눌러 목적지를 바꿔요. 윤아는 하려던 말을 멈춰요. 윤아: 오늘 엄마 얘기 좀 하려고 했는데. 민수: 시간 늦었어. 일단 우리 집부터 가자.먼저 정한 길 — 민수가 운전대를 잡은 채 내비게이션을 눌러 목적지를 바꾸고, 조수석의 윤아가 그를 바라본다.
  • 02 · 말이 걸린 신호 신호 앞에서 — 차가 신호 앞에 멈춰요. 윤아가 민수 쪽으로 몸을 돌려 말해요. “엄마는 내가 어릴 때 속상하다고 하면, 그런 걸로 왜 그러냐고 했어.” 윤아: 그 말이 아직도 생각나. 민수: 나도 어릴 때 그런 말 듣고 컸어. 그래도 다 지나갔잖아.신호 앞에서 — 차가 신호 앞에 멈추자 윤아가 민수 쪽으로 몸을 돌려 말해요.
  • 03 · 돌아온 어린 날 서로 다른 어린 날 — 상담실에서 민수는 자기 어린 시절 얘기를 꺼내요. 윤아가 털어놓은 서운한 마음에는 아직 답이 없어요. 청운 선생: 민수 씨 얘기도 들었어요. 윤아 님은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남아 있나요? 윤아: 제가 왜 그랬는지까지는 말하고 싶어요.서로 다른 어린 날 — 상담실에서 민수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말해요. 윤아는 고개를 숙인 채 듣고, 청운 선생은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봐요.
  • 04 · 끝내 못한 말 문장 끝의 침묵 — 민수의 말이 끝나자 윤아는 시선을 탁자 쪽으로 내려요. 그 말에 답하려던 입술이 다시 다물려요. 청운 선생: 윤아 님, 그다음에 하려던 말은 어떤 말이었어요? 윤아: 엄마한테 아직 서운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문장 끝의 침묵 — 윤아가 민수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탁자 쪽으로 내린다.

청운 선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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