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하다가 오늘 쓴 글을 올려도 될지 일진을 봐요

밤마다 설거지를 하다 말고, 오늘의 일진부터 확인하는 분을 위한 이야기예요.

장면

  • 설거지하다가 오늘 쓴 글을 올릴지 일진을 봐요 — 싱크대 앞에서 젖은 손으로 휴대전화를 닦고, 쓰다 만 글을 올려도 되는 날인지 먼저 살펴봐요.
  • 글보다 허락이 먼저 필요했어요 — 사실은 올리고 싶은지 아닌지보다, 오늘 올려도 괜찮다는 표시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 작성 버튼 앞에서 손을 멈췄어요 — 글을 다 쓰고도 일진을 펼친 뒤, 게시 버튼 대신 저장을 눌렀어요. 물소리만 잠깐 이어졌지요.
  • 일진은 결정을 대신하는 표가 아니에요 — 일진은 올릴 날을 판정하는 표라기보다, 오늘 내가 무엇을 서두르고 무엇을 살필지 비춰 보는 기준에 가까워요.
  • 일진을 보기 전에 첫 문장만 읽어봐요 — 오늘은 일진을 열기 전에 글의 첫 문장만 소리 내 읽어보세요. 올리고 싶은지, 숨기고 싶은지가 먼저 들릴 수 있어요.
  • 오늘 올리지 않아도 글은 사라지지 않아요 — 내일 다시 보고 싶다면 저장해 두면 돼요. 좋은 날을 기다린 뒤에도, 그 글을 고른 사람은 여전히 나예요.

지리산 만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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