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사진이 또 근거가 됐어요

예전 일을 잘해 냈다는 사진 한 장이 오늘의 대답까지 대신하기 시작했어요. 서진은 또 고개를 끄덕였고, 이번에는 그 장면을 말로 꺼내 봤어요.

예전의 성과를 담은 사진이 오늘 맡을 역할까지 정해 버리는 동안, 서진은 되풀이되는 고개 끄덕임을 상담가 앞에서 처음으로 꺼내 놓아요.

회사 책상 위에 놓인 오래된 사진 한 장 때문에 서진은 새 발표를 맡게 돼요. 동료들과 회의할 때 같은 말이 반복될수록 서진의 대답도 짧아지고, 백호 선생 앞에서 그 사진이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오늘의 역할을 정하는 근거로 쓰인 순간까지 말하게 돼요.

예전 일이 오늘을 정할 때

지난 성과가 지금의 부탁을 대신하고 있는지 살피면, 내 대답이 줄어드는 순간도 보이기 시작해요.

최근에 예전 일 때문에 다시 맡게 된 일은 무엇이었어요?

오래된 사진 한 장이 오늘 맡을 일까지 정해 버리는 장면이 오래 남아요. 저는 그때 사진보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서진 씨의 대답이 먼저 작아지고 있었던 것을 봤어요. 비슷하게 지나간 한 장면이 있다면, 그때 누구의 말에 내 대답이 줄었는지부터 들려주세요.

장면

  • 01 · 사진이 놓인 책상 예전 사진 — 팀장은 오래된 단체 사진을 발표 일정표 옆에 밀어 놓았어요. 사진 속 서진은 몇 년 전 행사에서 사람들 앞에 서 있었어요. 팀장: 이번 발표는 서진 씨가 해요. 예전에도 잘했잖아요. 서진: 네, 알겠습니다.예전 사진 — 팀장이 책상 위에 오래된 단체 사진을 새 발표 일정표 옆에 밀어 놓고, 서진을 바라보며 발표 담당을 정해요.
  • 02 · 짧아진 대답 또 네가 해? — 민호는 복도 끝에서 발표 일정을 확인하다가 서진의 화면을 가리켰어요. 서진은 노트북을 덮으려다 손을 멈췄어요. 민호: 이번에도 네가 발표하는 거야? 서진: 응. 그렇게 됐어.또 네가 해? — 민호가 서진의 노트북 화면에 뜬 발표 일정을 가리키며 묻자, 서진은 노트북을 덮으려다 멈춰요.
  • 03 · 사진이 다시 들린 날 이번에도 사진 — 회의가 시작되자 팀장은 지난번 사진을 자료 위에 펼쳤어요. 서진이 예전에 발표하던 모습을 가리키며 이번 순서도 서진이 맡는다고 했어요. 팀장: 이건 서진 씨가 제일 잘 알죠. 이번에도 앞에 서 주세요. 서진: 네. 민호: 그럼 자료는 서진 씨한테 보낼게요.이번에도 사진 — 팀장이 회의 자료 위에 오래된 사진을 펼쳐 놓고 서진에게 발표 순서를 맡기자, 민호는 서진 쪽으로 자료를 돌려요.
  • 04 · 그 장면을 꺼내다 말보다 먼저 — 서진은 휴대전화 속 오래된 사진을 보여 주려다 화면을 아래로 뒤집었어요. 그리고 팀장이 그 사진을 발표 일정표 옆에 놓던 장면부터 다시 말했어요. 서진: 오래된 사진을 다시 보니까, 제가 또 해야 하는 사람처럼 됐어요. 백호 선생: 그 사진이 놓인 뒤부터 서진 님은 대답부터 짧아졌어요. 그때는 어땠어요?말보다 먼저 — 서진은 휴대전화를 상담 테이블 위에 엎어 놓고, 백호 선생은 휴대전화를 집지 않은 채 서진을 바라봐요.

백호 선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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