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빼도 다시 잡았어요

오늘은 손잡고 싶지 않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손을 빼도 다시 잡았어요.

잠들기 전 손을 잡고 싶지 않다고 말한 지우의 손이 다른 밤에도 다시 붙잡혀요.

지우는 연인 도현에게 손을 잡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도현은 그 말을 들은 뒤에도 손을 뻗어요. 같은 일이 다른 밤에 되풀이되고, 끝내 지우의 입에서 참아 둔 말이 터져 나와요.

싫은데도 맞춰 줄 때

경계는 큰 선언보다, 가까워지는 순간 내 몸이 먼저 보내는 신호에서 시작해요.

누구와 있을 때, 먼저 말하고 싶었던 경계가 있었어요?

지우님, 손을 뺀 뒤에도 다시 잡히던 그 짧은 순간이 저는 오래 남았어요. 동의는 한 번 말하고 끝나는 약속이 아니라, 그때마다 서로 확인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그 자리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한마디는 뭐였어요? 오늘 여기서 멈춘 말도 다음에 이어서 들을 수 있어요. 비슷한 순간을 지나고 있다면, 그 이야기도 천천히 들려주세요.

장면

  • 01 · 손을 빼던 밤 손을 빼도 다시 잡았어요 — 불을 끄기 전, 지우가 도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요. 그런데 도현이 곧바로 다시 손을 뻗어요. 지우: 오늘은 손잡고 싶지 않아. 도현: 왜? 잠깐인데.
  • 02 · 말 뒤에 남은 것 그 뒤에는 말이 없었어요 — 다음 날 상담실에서 지우는 양손을 무릎 위에 겹쳐 놓고 있어요. 해온 선생은 그 손을 바라보다가 묻어요. 해온 선생: 그 손을 뺀 뒤에, 지우님은 뭐라고 하셨어요?
  • 03 · 다시 가까워진 손 다른 밤에도 같았어요 — 사흘 뒤 거실 소파에서 지우가 손을 쿠션 뒤로 숨겨요. 도현은 쿠션을 옆으로 밀고 지우의 손목에 손을 대요. 지우: 오늘도 손대지 말아 줘. 도현: 알았어. 그냥 옆에 있을게.
  • 04 · 끝내 나온 한마디 하지 말라고 했잖아 — 새벽 한 시가 넘은 침실에서 도현의 손이 이불 아래로 다시 들어와요. 지우가 그 손목을 자기 손으로 막아요. 지우: 하지 말라고 했잖아. 도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