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려고 시작한 건데

출근길마다 수영 예약을 취소하는 사람이 있어요. 쉬려고 마련한 시간이, 어느새 가장 먼저 미뤄지고 있어요.

지민은 출근길마다 자신을 위해 잡아 둔 수영 시간을 취소하고, 저녁에도 같은 일을 되풀이하다가 끝내 한마디를 꺼냅니다.

아침 지하철에서 수영 예약을 취소한 지민은 그 뒤 몸에 남은 반응을 살핍니다. 하지만 저녁에도 수영 가방을 서랍 안으로 밀어 넣고, 다음 날 다시 예약 알림 앞에 멈춥니다.

나를 위한 시간을 미루게 될 때

나를 돌보는 일이 자꾸 뒤로 밀릴 때는 결심보다 먼저 멈추는 순간의 몸을 살펴볼 수 있어요.

나를 위한 시간을 가장 먼저 미루게 되는 때는 언제예요?

지민님, 예약을 취소한 손보다 그 뒤에 한참 가라앉지 않던 마음이 오래 남았어요. 나를 돌보려고 잡은 시간이 왜 자꾸 밀려났는지는, 오늘 여기서 다 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 말을 하려다 멈췄을 때, 몸에서 먼저 반응한 곳이 있었어요? 비슷한 순간을 지나고 있다면, 그 이야기도 천천히 들려주세요.

장면

  • 01 · 취소를 누른 아침 취소를 누른 아침 — 출근길 전동차에서 지민은 오늘 저녁 수영 예약을 취소했어요. 닫히는 문에 비친 얼굴이 잠깐 흔들렸어요. 지민: 오늘만 쉬자.
  • 02 · 남은 몸의 감각 남은 몸의 감각 — 지민은 취소하고 휴대전화를 테이블 위에 엎어 놓고도 손을 바로 거두지 못했어요. 달빛 선녀가 그 손 곁을 바라보았어요. 달빛 선녀: 취소하고 나서, 몸은 어땠어요?
  • 03 · 서랍 속으로 서랍 속으로 — 밤이 되자 지민은 의자에 걸어 둔 수영 가방을 접어 서랍 안으로 밀어 넣었어요. 아침에 한 취소는 저녁에도 같은 모양으로 돌아왔어요. 지민: 내일은 갈 수 있겠지.
  • 04 · 말끝에 남은 것 말끝에 남은 것 — 다음 날, 지민은 다시 뜬 수영 예약 알림을 보다가 휴대전화를 내리지 못했어요. 입술이 몇 번 움직인 뒤, 짧은 말이 나왔어요. 지민: 나를 돌보려고 시작한 건데…